세월을 아낌

칼럼 2012/01/13 23:10

파울로 코넬료가 지은 책 '흐르는 강물처럼'에 네팔의 한 수도승 이야기가 나온다.

네팔의 한 승려가 바랑 속의 바나나를 한참 들여다보더니 썩은 바나나를 꺼내 던졌다.

"제때 쓰지 않아서 흘러가 버린 인생입니다."

다음에는 초록빛 나는 바나나를 꺼냈다가 다시 집어넣으면서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인생입니다. 기다려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잘 익은 바나나를 꺼내 껍질을 벗겨 먹으며
"이것은 현재입니다. 두려움 없이 죄의식 없이 맛있게 먹는 법을 배웁니다."

같은 책에서 저자는 모세의 이야기도 한다.

홍해 바다가 갈라진 것은 모세가 홍해 바다를 가리켰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이 홍해로 가면서 갈라진 것이라고 말한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공평하게 준 것은 아마 시간일 것이다.
오늘 우리가 서 있는 곳은 새해라는 곳을 바라보며 누구나 다 같은 시간의 선상이다.

이 시간 속으로 우리는 각각 여행을 해야 한다.
누구는 이미 흘러간 인생의 모습으로 누구는 설익은 모습으로 누구는 농익은 모습으로...

분명한 것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사실이다.
가지 않으면 길은 열리지 않는다.
그리고 흘러가는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내 시간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때로 길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홍해 바다도 길이 보여서 이스라엘이 건널 수 있었던 것이 아니다.

찬송가에도 아마 있지?

너는 왜 깊은 바다로 들어가지를 않는가?
찰싹거리는 작은 파도가 너의 발을 묶어 놓는 것은 아닌가?

(2012.1.8)